Defenseless; Unable to Protect Oneself 무방비;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사람
바이파운드리는 2024년 3월 22일부터 5월 11일까지 인영혜의 개인전《무방비;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을 개최한다. 작가는 섬유 공예 디자인을 전공한 후 아트 퍼니처, 오브제, 소잉 드로잉 등 다양한 형태의 섬유 작업을 전개해 왔다. 인간 내면의 다양한 성질을 포착하고 인간관계의 복잡미묘한 상호작용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는 손으로 직접 어루만지며 원단을 엮어 만드는 핸드소잉 기법을 활용한 독특한 작업을 통해 작가 고유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본 전시에서 인영혜는 설치 작업으로 전시 공간 전체를 점유하여 관객에게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통한 정서적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며, 사회적 상호작용 속 개인의 태도에 관한 작가만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인영혜는 무게와 강도를 견딜 수 있는 유연하고 단단한 소재의 섬유를 선택하여 의자, 스툴, 소파 등의 가구를 만든다.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오브제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앉았을 때 완성되는 인영혜의 작업은 작가와 닮아 있다. 의자를 구성하는 울퉁불퉁한 덩어리들은 작가 본인의 자화상인 동시에 만인의 얼굴을 연상시키며,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일그러지는 등 다양한 표정의 얼굴을 표현한다. 타인이 깔고 앉는 의자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 자학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자아를 침해하고 억압하는 사회에 대한 저항의 상징인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평안을 바라는 작가의 자기 희생적이고 이타적인 메시지이다. 본 전시에서 작가는 원단을 손수 엮어 만드는 작업 방식과 울퉁불퉁한 유닛을 사용한 고유한 시각적 언어를 고수하되, 작업의 형태를 기능성과 분리하고 경험의 대상과 범위를 전시장 전체로 확대한다. 기능적 구조와 매체적 개념의 틀에서 벗어난 작가는 표현의 자유를 획득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관객과 부딪히고 상호작용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주제는 촉각적 경험을 통한 개인적이고 내밀한 위안이다. 이것은 작가가 관객에게 제안하는 일방적 위로가 아닌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경험하는, 그리고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관객이 경험하는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의미한다.
섬유를 주재료로 선택하는 작가는 몇 개의 도구를 제외하고는 손만을 이용해 작품과 신체의 거리를 좁히고, 노동집약적인 과정을 통해 본인의 이야기와 감정을 불어넣어 작업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한다. 온몸을 이용해 생산하고, 수정하고, 다듬어 가는 과정은 작가에게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해소하는 자기 치유의 시간이며 억압된 자아를 재정립하는 회복의 시간이다. 신체를 활용한 반복적인 노동의 산물은 전시 공간이라는 새로운 맥락에서 그것을 경험하는 관객에게 더욱 깊은 소통과 치유의 기회를 제시한다. 특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상아색의 부드럽고 도톰한 벨벳 소재로 벽과 바닥, 전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관객이 직접 손으로 만지고, 어깨로 부딪히고, 두 팔로 안고, 등으로 기대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작업과 접촉하며 체험하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가 집중하는 또 다른 주제는 인간관계의 복잡한 상호작용과 개인의 긍정적 태도이다. 전시장 천장에 모두 다른 형태와 높이로 불규칙하게 설치된 행잉 작품들은 관객이 의식적으로 피하지 않는 한 얼굴이나 몸에 직접 닿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여있다. 이러한 구조는 늘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 속 인간관계를 암시한다. 천장에 와이어로 고정된 이 작품들은 관객이 힘을 가해 밀어내면 그 힘이 반사되어 다시 관람객에게 돌아온다. 또한, 작용-반작용 법칙에 따라 가해지는 힘이 클수록 되돌아오는 힘의 강도도 더욱 커진다. 이러한 운동 법칙은 마치 타인에게 피해를 입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거기에 상응하는 보복적인 행동을 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태도를 설명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인영혜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포용의 개념에 가깝다. 관객의 힘에 의해 눌려지거나 와이어에 매달려 흔들리는 작품은 부드러운 벨벳 원단과 충전재로 이루어져 가해진 힘을 흡수한다. 잠시 무기력하게 동요하는 듯하지만 스스로 곧 안정적인 상태를 회복하며, 힘을 가한 대상을 다시 포근하게 안아준다. 이러한 작업은 그동안 작가가 가구, 오브제, 소잉 드로잉 등의 섬유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타인의 평안을 위한 이타적인 태도에 관한 메시지와 맥락을 함께 한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이 겪은 고통이나 슬픔을 상대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부드러운 태도로 포용함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분노의 감정을 이해와 수용으로 승화하는 작가의 모습과 닮아 있다.
본 전시 제목인 ‘무방비;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은 결국 역설적인 표현이다. 작가는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방어하거나 가해진 힘에 똑같이 대응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벨벳이라는 부드럽고 따뜻한 소재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 혹은 반작용을 선택한다. 울퉁불퉁한 덩어리에서 출발해 다양하게 뭉쳐진 형태로 벽면과 천장, 바닥을 채운 작업은 관객들이 밀접하게 얽히고 섞이며 더욱 견고하게 연결되길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위로와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BYFOUNDRY presents Defenseless; Unable to Protect Oneself, the solo exhibition of Yeonghye In from March 22 to May 11, 2024. After studying Textile Art Design, the artist has expanded her practice into a diverse array of textile works, spanning from sewing drawings to art furniture and objects. She captures the multifaceted nature of the inner self and explores the complexities of human relationships. Employing her unique hand-sewing techniques, the artist conveys a positive and comforting message through her distinctive works. In this exhibition, the artist aims to occupy the entire exhibition space with her installation works, providing the audience with opportunities for physical interactions with the works and emotional transformation through various sensory experiences.
The artist selects flexible yet sturdy fabrics capable of withstanding weight and strength to create furniture such as chairs, stools, and sofas. While formatively beautiful as standalone objects, her artworks truly come to life when someone sits upon them, embodying the essence of the artist herself. The rough and uneven forms comprising the chairs reflect her self-portrait as well as a myriad of facial expressions of all people, ranging from playful to frowny. It may seem self-deprecating to project her own image onto chairs where others sit. However, it serves as a symbol of resistance against a society that restrains and suppresses one’s identity, as well as a self-sacrificial and altruistic message from the artist who still wishes for the well-being of others. In this exhibition, the artist maintains her unique visual language by adhering to the hands-on weaving process and utilizing rough-hewn units, while expanding the scope and subject of her work to encompass the entire exhibition space. Departing from the confines of functional structure and material concepts, the artist attains freedom of expression, aiming to engage with the audience more actively and to collide and interact with them through her work.
The central theme of this exhibition lies in personal and innermost comfort attained through tactile experiences. It does not mean a one-sided consolation offered by the artist, but rather an opportunity for healing and recovery for both the artist during the production process and the audience when they experience the works.
She selects fabric as her key material, making a connection between her creations and her body by handcrafting with minimal tools. Through the labor-intensive process, the artist identifies her artworks with herself by infusing her personal narratives and emotions. The journey of production, modification, and refinement using her entire body serves as a time for self-healing and resilience, allowing her to address societal wounds and recover her suppressed identity. The products of this repetitive labor give the audience a chance for deeper communication and emotional healing within the unique context of the exhibition space. In particular, the artist displays installation artwork that dominates the whole space of the gallery with ivory-colored, soft, and thick velvet. This invites the audience to participate more actively by touching it with their hands, bumping into it with their shoulders, hugging it with their arms, and leaning against it with their backs.
Another overarching theme is the intricate dynamics of human relationships and the positive attitudes of individuals. The hanging artworks, arranged irregularly in different shapes and heights on the ceiling, are strategically positioned to make physical contact with the viewer’s face or body unless consciously avoided. This setup implies that we inevitably live within interwoven relationships all the time, and therefore, human networks in modern society are more complex. When the audience pushes the ceiling-mounted artworks, the equal force is exerted back onto them. According to Newton’s third law, the greater the applied force, the stronger the reaction force. The law of motion seems to explain the instinctive behavior of humans to retaliate when they are harmed or hurt by others. However, the artist’s ultimate message leans towards the idea of embracement. Crafted from soft velvet with filler, the artworks absorb the applied force when they are pressed or swayed on wires by the audience. Although they appear to be affected momentarily, they soon recover stability and gently touch the subject that exerted the force. This is in line with her altruistic attitude for the well-being of others, a recurring theme in her previous works including furniture, objects, and sewing drawings. Thus, her works reflect the artist herself who overcomes personal wounds by embracing people with compassion and turns anger into understanding and acceptance, rather than seeking retaliation for pain or sadness.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Defenseless; Unable to Protect Oneself” is ultimately an ironic expression. The artist is not incapable of self-protection; rather, she consciously decides not to engage in active defense or retaliation against external forces. Therefore, the artist opts for minimal defense or reaction with the use of velvet, a soft and warm medium. Starting from rough-hewn chunks, the artworks spread across walls, ceilings, and floors in variously clustered forms, anticipating close engagement and mingling from the audience, hoping for even stronger connections to be forged. Through this process, the artist wishes for the audience to find their own personal solace and tranquility.
